세계정세 포착..02편. 마지막편

02편..         마지막편.






러시아의 경우처럼 중국이 붕괴하고 자본주의로 복귀할 경우 광대한 영토와 무진장한 자원을 가진 중국은 제국주의 자본에게 노다지를 안겨줄 것이다. 공산당 정권이 소유했던 생산수단은 헐값으로 제국주의 자본 내지 제국주의 자본과 결탁한 중국 토착자본에게 넘어가고 중국은 결국 제국주의의 정치적 경제적 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다.



현재 중국에 침투해 있는 자본주의적 관계는 중국 영토 안에서 자본주의 반혁명 세력의 토대이다. 중국의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은  노동자 농민의 저항과 자본주의 세력의 침투 사이에서 곡예를 하고 있는데 이 곡예가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장악하면 중국 전역을 자본주의로 복귀시키려는 반혁명 세력은 크게 고무되어 공산당 정부 타도에 적극 나설 것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용하여 될 수 있으면 미국의 영향력을 한반도에서 감소시켜야할 시급성에 직면해 있다. 이를 위해 김정일 정권을 어느 정도 지원해 주면서 경제협력이나 군사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개입을 확대하고 김정은 정권이 붕괴될 경우 사태를 장악할 준비를 하고 있을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전: 미국 압박 전술>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세계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미 정부의 주장은 아직까지 주장으로만 남아있다. 이 주장이 마치 사실처럼 인정되고 현실적인 힘을 갖는 이유는 미,서방국가 언론에 의해 반복되고 있고 이것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남한의 바보같은 언론의 앵무새 짓 때문이다.


계속 듣다보면 믿게 되는 법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7천5백기가 넘는 핵폭탄에다 폭격기, 미사일, 항공모함, 구축함 등 다양한 발사 무기를 가지고 있는 미국에 대해 북한이 핵 공격을 가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미국의 보복 핵 공격으로 북한이 완전히 초토화되는 상황을 초래할 정도로 김정은과 그의 부하들이 어리석지는 않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이것은 세계 어느 구석이든 핵무기를 터뜨릴 능력이 있고 실제로 그런 적이 있는 유일한 나라인 미국의 핵 위협에 대한 방어용일 뿐이다. 당연히 남한의 노동운동은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이것을 핵 위협에 대한 주권 방어의 행위로 옹호할수도 있을거다.


그리고 북한이 회교 근본주의 세력과 같은 테러 집단에게 핵무기를 팔아 넘길 지도 모른다는 미국의 주장 역시 황당하기 그지없다.

방사성이 강하여 처리하기도 위험하고 핵무기를 제조하기도 힘든 플루토늄 핵 물질보다 취급과 핵무기 제조가 상당히 쉬운 농축 우라늄 핵 물질이 일반적으로 밀매될 수 있는 핵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극도의 에너지 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엄청난 전기가 필요한 농축 우라늄 시설을 가동했거나 지금 가동하고 있을 가능성은 맥주 안주용 비스킷이 미 대통령의 목에 걸려 그가 맥주 마시다가 임기 중에 사망할 가능성만큼이나 희박하다. 핵무기 밀매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러시아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것을 알고 있는 중국은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핑계삼아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하지 않도록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을 주장하며 6자 회담을 주도해왔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유포시키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북한에 확대하고 미국의 북한 점령을 원치 않는 러시아와 보조를 같이 할 경우 상황은 중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것이 중국 공산당 정부의 계산이다. 중국의 관변 역사학계가 고구려를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 북한 체제가 붕괴할 경우 북한을 흡수할 계획을 중국 정부가 가지고 있음에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 미국과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핵을 보유하기 전까지는 미국의 핵우산이 필요하고 동북아에게 가장 강력한 군사적 경제적 라이벌 중국이 붕괴하고 자본주의로 복귀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역시 붕괴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일본에게 김정은 정권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중국은 당연히 공격의 대상이다.


 

<남한 부르주아 계급의 딜레마>



미국과 일본의 대북 정책은 남한 정부를 대단히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과거 결국 노무현 정부로서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이라는 명분으로 미국을 설득하면서 북한이 개방을 통해 악질적 성격을 버릴 것이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군사적 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고 호소하면서 최대한 미국의 대외정책에 협조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이다. 노 정권의 이라크 파병은 이런 딜레마의 표현이다.


과거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과정에서 노무현이 부시에게 “같이 개성공단에 가봅시다”라고 제안을 했고 이에 부시는 “그러면 같이 가봅시다”라고 응답했다는 소문이 남한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것은 남한 윗대가리들의 소망을 표현하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물론 부시는 개성공단에 가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했던 것처럼 휴전선 철책에서 미군 병사들과 포즈를 취하면서 지구상의 ‘불량국가’, ‘폭압 정권’들을 하루바삐 몰아내야 ‘세계평화’와 ‘민주주의’가 정착될 것이라고 떠버릴 것이다.  

 

<북한 내부의 자본주의 반혁명 세력>


과거 언제에 반북 성향의 웹사이트 데일리엔케이에는 남한의 부르주아 계급에게 반가운 소식이 하나 소개되었다. 북한의 반체제 조직의 활동이 담긴 동영상 자료가 입수되었다는 것이다. 이 동영상에 의하면 북한 인민이 경제난에 의해 극심한 고통을 당하는 이유는 김정일 때문이므로 이 정권을 타도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함경북도의 국경도시 회령의 여기 저기에 붙어 있었다. 김정일 정권에 반대하는 조직들이 반체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것은 얼마든지 개연성이 있다. 북한 인민을 자극하여 내부에서 자본주의 반혁명을 기도하게 만드는 것이 미국으로 보아서는 비용 측면에서나 이데올로기효과의 측면에서 유리하다. 현재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자본주의 반혁명 단체들은 성업 중이다. 미국의 대북 관련 시민단체(NGO) 연대기구인 [북한자유연대]가 이의 대표적인 경우인데 미국의 정보기관들과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1989년 동구에서 가장 먼저 자본주의 반혁명이 성공한 폴란드의 경우 스탈린주의 정권에 도전한 연대 노조는 미국 중앙정보국과 교황청 등 반동제국주의 세력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반혁명에 성공했다. 미국이 타도하기를 원하는 정권에 대한 내부 전복 활동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가장 중심적인 활동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북한자유연대]는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조직적으로 독가스연구소를 갖고 정치범을 대상으로 한 독가스 실험실을 운영해온 게 탈북자들의 증언으로 확인됐다면서 “유엔과 국제적십자사 등 국제기구가 북한의 정치범 대상 가스실험실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정권의 비민주성과 만행에 대한 이런 식의 보도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면서 김씨 정권이 미국의 신임 국무장관 라이스의 말대로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s of tyranny)’ 임을 인식시키려는 반혁명 세력의 선전은 강화될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1995년 함경북도를 관할하는 인민군 제 6군단의 쿠데타 기도 사건이 북한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본주의 반혁명 기도였다. 제 6군단 정치위원 (소장에서 중장 계급)을 포함한 400여명의 군장성들이 김정일 정권 전복을 기도하다 모두 처형당한 이 사건은 미 정보당국과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되었다.


한국군 및 미군을 나진항으로 끌어들여 일단 후방을 점령한 후 평양으로 진격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이 쿠데타 모의는 자본주의 정치 강령으로 보아 철저한 반혁명 기도였다. 처형된 장성들의 가족들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고 이들의 친인척까지 처벌을 받은 후 제 6군단 부대들이 완전히 다른 부대들로 교체가 된 이 사건은 특히 외부와의 접촉이 비교적 용이한 국경지방을 중심으로 반혁명 기도가 계속될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실리 사회주의’: 북한판 ‘시장사회주의’>


김정일 정권이 2002년 7월 1일부로 시행한 ‘실리 사회주의’의 첫 대대적 정책인 경제관리개선조치는 붕괴 일보직전에 있는 북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강요된 선택이었다. 사회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20% 정도 밖에 확보하지 못해 공장 가동율이 30% 이하로 떨어지고 인구의 3분의 1이 외국의 식량 지원으로 연명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경제운용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북한의 관료집단에게는 자살행위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소위 시장사회주의는 구 소련과 동구, 중국, 월남, 쿠바 등이 이미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현상으로 집단적 계획경제가 대중 민주주의가 아니라 관료적 명령체제로 운영되는 체제에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집단적 계획경제는 생산대중의 창조성과 자발성이 받쳐주어야  효율을 기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의 정치적 권리가 철저히 억압된 상황에서 체제의 비효율과 낭비를 극복하는 방식으로 관료집단이 선택하는 것이 대외자본의 도입으로 인한 ‘자본주의적 효율’ 빌리기이다.


체제의 비효율이 대단히 심화된 상황에서 도입하는 이 자본주의 도입 방식은 노동계급의 정치혁명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관료집단의 무덤을 파게 마련이다. 이 현상은 노동자국가의 관료집단이 특정 소유체제에 기초한 지배계급이 아니라 기생적 억압 집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가장 늦게 자본주의 관계를 도입했지만 북한의 ‘시장사회주의’도 다른 나라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관리개선조치로 인해 그나마 명목상으로만 남아있던 배급제도는 공식적으로 철폐되었다. 그리고 개별 기업체의 독자적 운영과 국가 통제에서 벗어난 분배체제 즉 자본주의적 시장의 개설도 허용되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배급 쿠폰은 사라지고 현금만 지불수단으로 사용되며 쌀의 경우 정부는 농민시장의 실제 가격 그대로 쌀을 농민들로부터 구입한다. 그리고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은 철폐되고 시장원리에 맡겨진 기업들은 자구책을 강구해야한다. 이 대신 개인 기업에 대한 대부분의 규제가 철폐되어 개인들은 자유롭게 기업을 설립하고 물건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된지 오래대지 못한 지금 ‘실리 사회주의’는 북한 인민의 생활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쌀값은 500배 이상 올랐고 기타 기본 생필품 가격도 수십 배에서 수백 배로 폭등했다. 이 개혁 조치로 10 배 가량 오른 월급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아 대부분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온갖 종류의 소규모 상행위에 종사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시장을 비롯한 개인시장들과 가판 대들이 우후죽순처럼 평양과 기타 도시들에서 생겨났다. 남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의하면 국경 지방 소도시의 어느 주부는 이렇게 말했다: “나라가 우리의 생계를 책임지는 때는 지났다. 우리 각자 살길을 찾아야 한다.”


이 상황은 김정일 정권에게는 치명적이다. 북한과 같은 철저히 통제된 체제에서 관료집단의 권위는 인민의 생활을 어느 정도나마 보장하는 것으로 확보되었다. 그리고 미 제국주의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켜 정권에 대한 반감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에 의해 유지되었다. 그러나 극심한 생활난이 자본주의 관계의 도입으로 빈부 격차의 증대, 부패의 만연과 결합할 경우 인민에 대한 국가기구의 권위는 완전히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외국 자본이 도입되고 북한의 여러 곳에 경제특구가 설립되면서 자본주의 관계가 지금보다 확대될 경우 ‘실리 사회주의’의 해악은 더욱 커질 것이고 김정일 정권에 대한 대중의 반감도 그만큼 증대할 것이다.  대중이 정권의 사회주의 수사에 식상하는 정도가 커질수록 이 체제를 자본주의 반혁명으로부터 방어하기는 그만큼 힘들다.


 

<북한의 사회성격: 기형화된 노동자국가>



여기서 한반도 상황에 대한 노동계급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잠시 북한의 사회성격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노동운동권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북한은 아직은 자본주의 체제가 아니다. 북한은 김씨정권을 위시한 관료집단이 사회의 생산수단을 장악하여 관료적 명령을 통해 계획 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집단적 경제체제이다. 집단적 경제체제는 노동계급에게 고유한 역사적 소유체제이다. 남한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할 경우 은행을 비롯한 경제의 핵심 중추 부문은 전부 보상 없이 몰수되어 전 인민의 소유가 되어 집단적 경제체제의 토대가 될 것이다. 혁명으로 수립된 노동자국가는 소유체제는 사회주의적이되 분배 규범은 여전히 부르주아적인 이중적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사회주의적 요소가 부르주아적 요소를 제압하는 만큼 노동자국가는 사회주의 건설을 앞당기게 될 것이다.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은 노동계급이 국가권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노동자국가라고 규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회의 토대인 소유체제가 아니라 정치체제의 민주성 여부를 가지고 사회의 성격을 규명하려는 비맑스주의적 태도이다. 과거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처럼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는 부르주아 체제가 존재하듯이 노동계급의 민주주의가 없는 노동자국가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트로츠키의 고전적 저작 [배반당한 혁명]은 러시아 혁명이 국제적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발생한 반노동계급적 관료집단의 성격과 생성과정 그리고 그 종말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북한 체제의 모순적 성격은 역사를 되돌아보면 좀더 잘 이해가 된다. 북한은 동구, 중국 등 유사한 체제들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탄생하지 않았다. 제 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패배로 끝나면서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은 스탈린의 지시에 따라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북조선 인민위원회 정권 수립을 지원했다. 증언에 의하면 스탈린은 고등교육을 받은 남노당 당수 박헌영보다 중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젊은 김일성을 다루기 쉬운 인물로 생각하고 북한의 권력자로 밀었다. 김일성 정권은 토지개혁을 실시해 최소한 소유체제에 있어서는 봉건적 잔재를 일소시켰다. 이 과정에서 퇴보한 노동자국가 소련의 특징적 모습들이 대체로 북한에 도입되었고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라는 것은 아니다. 엄밀한 의미에게 사회주의 체제가 되려면 계급이 철폐되어야 한다. 모두가 노동자가 되어 계획경제에 입각한 생산활동을 하면서 집단적 소유의 특성이 온전히 발휘되어 생산력이 급격히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그런 체제라야 사회주의 체제라고 말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의 사회주의 사회는 지구상에서 아직까지 존재해 본 적이 없다.


중요한 것은 현 북한 체제에는 노동계급이 옹호해야할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비록 극심한 경제난으로 북한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이 말도 못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식량, 주택, 의료, 교육, 일자리 등은 노동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졌다. 물론 스탈린 주의 관료집단의 정치권력 독점과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개인 숭배 캠페인 때문에 충성을 맹세해야했고 한국전쟁의 파괴 속에서 사회 재건을 위해 고난의 행군을 해야했지만 북한의 노동자들은 남한의 노동자들과는 달리 실업의 두려움과 고통에 시달리지 않았고 아파트 한 채 장만하기 위해 평생 월급을 모을 필요도 없었으며 자식의 대학교 입학용 과외나 암 치료를 위해 가산을 소모할 필요도 없었다. 집단적 소유체제가 가져다 준 성과는 지금 상당히 유실되었으나 완전히 유실되지는 않았다.

구 소련과 동구가 자본주의로 추락한 이후 이곳의 노동자 인민이 겪어온 참상과 관련하여 남한[유엔개발프로그램]의 1999년 연구보고서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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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전에 중동부 유럽 그리고 구 소련(지금의 독립국가연합) 국가들은 높은 수준의 기본적 사회보장을 인민에게 제공하여 주목을 받았다…. 완전 평생 고용이 보장되었다. 현금 수입은 적었지만 안정적이고 변동이 없었다. 수많은 기본 소비재와 서비스는 국가 보조금을 받아 규칙적으로 공급되었다. 의식주 문제는 안정적으로 해결되었다. 교육과 의료는 무상으로 보장되었다. 퇴직자들에게 연금이 보장되었고 많은 종류의 사회보장 프로그램으로 이들은 정기적인 혜택을 누렸다…. 그런데 지금 러시아 인민은 꽤 좋은 교육, 건강한 생활, 적절한 영양 등을 더 이상 안정적으로 누릴 수 없다. 증가하는 사망률, 곧 닥칠 새롭고 파괴적인 유행병 등으로 생존 자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구 소련과 동구 국가들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은 실제로는 대공황의 완곡한 표현일 뿐이다. 생산기반의 붕괴와 치솟는 인플레는 사상 유례가 없다. 인간의 안정적 삶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보수적인 수치에 의하면 1억이 넘는 인민이 빈곤으로 추락했으며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인민은 불안하게 목숨을 부지하고 있을 뿐이다.”

통계에 의하면 1991년과 1995년 사이에 러시아 남성의 평균수명은 63세에서 58세로 급격히 떨어졌다. 인구증가율은 1990년의 2.4%에서 1996년의 마이너스 5.4%로 추락했다. 한때 정복되었던 질병들은 공공의료체계의 붕괴로 급증했으며 매독의 경우 1989년과 1995년 사이에 발생건수가 이전 시기에 비해 무려 40배 급증했다.

북한이 자본주의로 추락하여 사회의 생산수단이 남한 및 기타 외국 자본에 헐값으로 넘어갈 경우 북한일반 인민들은 길거리로 나앉는 경제 난민이 될 것이다. 이 대재앙은 남한 노동자들에게도 전가되어 지금보다 더한 실업과 통일비용이라는 명목의 과중한 세금이 부과되어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것이다. 이 점은 동독을 자본주의적으로 흡수한 직후 서독 부르주아 계급이 소위 통일비용을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한 전례를 상기하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북한 노동계급의 정치혁명: 동아시아 사회주의 혁명의 뇌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남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어디서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해보자. 민족 국가로 쪼개져 있는 자본주의 하에서는 한번 국경 밖으로 넘어간 일자리는 다시 찾을 수 없다. 중국, 동남아, 북한의 노동자들을 원망한들 남한의 노동자들이 대량실업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리고 대량실업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자본가들이 비정규직 일자리들을 양산하면서 최대한 이윤을 쥐어 짜내고 있는 것이 남한 뿐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


현재 인류가 누리고 있는 과학기술의 발전정도로 보아 사회의 생산수단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계획적으로 활용될 경우 노동자들은 일주일에 반만 일을 해도 모든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시킬 수 있는 활동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북한의 노동계급이 김씨들의 관료집단을 타도하고 북한의 정권을 장악할 경우 남한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노동자들도 고무를 받을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확인할 것이 있다. 김정은 관료집단을 타도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혁명은 사회혁명이 아니라 정치혁명이라는 것이다. 사회혁명이 경제적 토대 자체를 뜯어고치는 것에 비해서 정치혁명은 토대는 그대로 두고 정치권력 집단과 체제를 제거하는 것이다. 북한은 토대가 노동계급에게 고유한 집단적 소유이기 때문에 사회혁명이 아니라 정치혁명으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치혁명에 대한 명확한 예는 1956년 헝가리 혁명이 제공하고 있다. 1956년 봄 소련공산당 제 20차 전당대회에서 흐루시초프는 스탈린의 만행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 이 역사적 사건은 스탈린 격하운동의 시발이 되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스탈린주의 관료들과 비밀경찰의 억압 그리고 생활고에 항의하는 시위가 헝가리 전국에서 터져 나왔다. 스탈린의 하수인들에 의해 처형된 공산당 지도자 라즐로 라지크와 그의 동료들을 기리는 10월 9일의 집회에는 20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지식인과 학생들이 처음 시작한 이 운동은 공장노동자들에게로 확산되었다. 시위대는 스탈린주의 관료들의 축출과 처벌, 평당원의 비밀선거에 의한 당 지도부 선거, 새로운 당중앙위원회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소집, 평화조약에 기초한 소련군의 철수, 임금인상, 모든 공장에서 소비에트의 수립, 파업의 자유 등을 포함한 노동자 민주주의의  회복, 임레 나지를 수반으로 하는 새 정부 구성과 라코시 정권의 퇴진 등을 요구하였다. 처음에는 헝가리 군대가 시위 진압에 동원되었으나 병사들이 시위대에 합류했다. 다음에는 소련군이 시위진압에 동원되었으나 소련군 병사들도 시위대에 동조했다.


이 과정에서 헝가리 공산당원의 80% 이상 그리고 군대가 혁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 당시 헝가리 군대의 개혁 책임자 말라테르 대령의 발언은 이 혁명의 사회주의적 성격을 명확히 대변했다: “우리는 자본주의로 복귀하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헝가리 사회주의를 원한다. 이 나라에서 자본가와 지주들은 결코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소련군 병사들이 혁명을 소련으로 전파할 것을 두려워한 소련의 공산당 지도자들은 헝가리 주둔군을 전부 철수시키고 헝가리 말을 못하는 새 부대를 보냈다. 11월 4일 소련 탱크 부대와 시위대의 전투에서 2만 명의 헝가리인과 3천 5백 명의 소련군이 사망했다. 결국 18일만에 혁명은 실패로 끝났다.

  

비록 헝가리의 노동자 정치혁명은 실패로 끝났으나 스탈린주의 관료집단의 타도와 소비에트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한 이 혁명의 사회주의적 강령은 지금 북한 노동자들의 강령이 되어야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자본주의가 북한을 재점령하여 남북 모두가 자본주의 착취의 마당이 되는 통일은 남북 뿐 아니라 중국에게도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한의 수용성과 남한은 예수의 용서와 사랑을 통한 국토통일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미국과 일본이 남북의 혁명을 지켜주어야 한다. 러시아는 광대한 영토, 풍부한 자원, 10월 혁명 직후 자본주의 세계의 극심한 체제 위기 등의 덕분으로 혁명의 성과를 70년이 넘게 지켰다. 그러나 한국의 통일은 미국,일본에 의해 포위될 경우 매우 힘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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