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에서 한국전쟁의 비극. 01편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 1개월 2일 동안 한국민들은 격렬

하고도 잔인했던 전쟁을 치렀다. 10세기 동안이나 단일민족국가를 유지해왔던 한

국민족의 분단은 이 전쟁으로 인해 비로소 고착되었고, 일반 국민과 학자들은 종

전 직후부터 이 전쟁의 여러 측면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들을 던져왔다. 전쟁·혁명

과 같은 거대한 사태는 지적 경이로움과 논쟁의 원천을 이루기 때문에 숱한 연구

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한국전쟁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엄청난 사태의 기원과 원

인은 무엇이었는가? 이 사건은 어떻게 초래되었으며 누가 시작하였는가? 전쟁의

실제 모습은 어떠했고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이 전쟁의 성격은 무엇

이며, 현대한국에서 어떤 위치를 갖고 있는가? 우리는 이 전쟁으로부터 무엇을 배

웠고 느꼈는가?



이 질문들은 사태의 도래와 함께 던져진 핵심적인 물음들이었다. 우리는 이 물음

들을 오랜 시기 동안 던져왔으며 그에 대한 학문적 해답을 탐색하여왔다. 때로는

돌아서, 때로는 곧바로 이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을 한국과 세

계의 학계는 쉼없이 추구하여 왔다. 이 물음들은 아직도 유효하며, 사실 그 동안의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실추적과 분석의 수준에서 만족스럽게 해답을

얻지는 못하였다. 역사연구와 해석에서 만족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

상으로서, 그러한 불만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특별히 이 전쟁은 다음과 같은 현실적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객관적

연구와 해석의 필요성을 제기하여 왔다.#(참조) 박명림, 「한국전쟁의 기원과

성격;수정주의 이후의 시각과 방법의 모색」(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 개소기념

국제학술회의, 『한국현대사 연구의 반성과 전망;수정주의 이후의 새 출발』, 19

97년 10월 31일 발표논문), pp.119~121.




첫번째는 남북한이 전후 줄곧 이 전쟁의 책임과 정당성 여부로부터 전후 경쟁의

한 축을 전개해 왔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북한은 김일성의 항일독립운동에 의해 민족해방이 가능했다는 주장과 함

께, 한국전쟁이 미국과 남한의 북침으로 시작되었으며 그에 대해 김일성이 정의의

반격을 성공시켜 조국을 지켜냈다는 주장, 이 두 가지를 정통성의 가장 중요한 근

거로 삼아왔다.



그것은 지난 반세기 내내 그러하였으며, 오늘날 체제위기에 직면

하면서 적대와 증오의 동원을 위해 이러한 주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

실적 필요가 없었다면 이 전쟁을 둘러싼 이해의 차이와 논쟁은 그렇게까지 상반되

지는 않았다.



두번째는 우리 내부의 지난 시기의 분단과 정치갈등, 남북대립, 외교관계, 이념과

사고의 틀 등 개인과 사회적 삶의 대부분의 외양과 내면이 이 전쟁으로부터 직접,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전쟁은 사회구성원 누구에게도 그것이 가

하는 역사적 압박과 무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한다. 비록 그 무게의 크기는 다

르지만 이 전쟁이 가한 충격과 영향은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절대적이었다. 삶

과 죽음 자체가 갈린 사람들만도 부지기수였다. 지나간 사태의 역사적 크기가 크

면 클수록 우리는 그것에 신중하게 다가가야 하지만, 그것을 옳게 규명해야 하는

사명을 포기할 수도 없다.



세번째는 분단과 통일을 둘러싼 지극히 실천적인 문제 때문이다. 통일은 달리 말

하면 전쟁이 낳은 전후 질서의 해체와 결산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내적

수준에서의’ 인적·물적 보상 및 화해, 그리고 법적 절차적 준비의 문제와 국민통합

적 사회적 문제는 물론, ‘대외 수준에서의’ 외교적 국제관계적 문제의 거의 전부가

이 전쟁 및 그것의 전후처리 과정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통일과정은 대부분의 측

면에서 전후처리과정이라고 할 정도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통일은 거의 모든 면에서 전쟁이 남긴 영향의 진정한 종식을 위한 출발을 의미하

지 않을 수 없다.


본고는 이 전쟁에 대한 연구의 경향과 전망을 비교적 최근년이라 할 수 있는 1980

년대 이후에 한정해서, 국내의 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가 이 전쟁

에 대한 연구와 흐름을 80년대 이후에 한정하더라도 주요 연구경향은 거의 모두

다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는 가능한 한 많은 연구를 포괄하려 하나 모든

연구를 포함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본고는 80년대 이후의 한국전쟁 연구에

대한 일지적 목록적 정리에 목표가 있지 않고 연구의 경향과 흐름을 지성사적 문

제사적 관점에서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적지않은 연구가 누락될

것이다. 그러한 것들은 추후 종합정리의 기회에 당연히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한국전쟁의 여러 측면을 둘러싼 논쟁과 주제별 쟁점 역시 또 다른 연구를 구성

할 정도로 방대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하였음을 전제하고자 한다.




   이상..    다음편에서 ~~
사론국한 2.80년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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