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본인 요리사 수기..< 5 >

《 5 》편


《 5 》편

 

 

 

◇  유부초밥 맛본 김정일 팁으로 8만엔

 

 

 

○   월급 60만 엔에 3년간 계약

 


일이 끝나자마자 나는 그가 알려준 대로 뉴오타니 호텔을 찾았다. 호텔 방 안에는 임상종 외에도 전혀 만난 적이 없는 닛초 무역상사 사람 세 명이 있었다. 회장과 사장, 상무 등의 간부진이었다. 우리는 즉시 계약과 관계된 내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먼저 사장이 월급은 얼마를 원하느냐고 묻기에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지난번에는 50만 엔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30만 엔을 받고 일하지만, 가급적이면 지금의 두 배인 60만 엔을 받고 싶습니다.” 그 사장은 북조선에서 일하는 일식 요리사의 월급이 40만 엔이라며 약간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닛초 상사 회장이 “후지모토 씨가 말하지만 않으면 다른 사람이 모를 것”이라며 나를 거들어주었다. 그 말 한마디로 월급에 대해서는 쉽게 결론이 났다.

그러자 닛초 상사 회장이 북조선에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나는 나중에 작은 식당이라도 하나 내야 하니 3년 정도는 일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 말에 회장과 사장이 모두 놀라며 그렇게 오래 있어줄 수 있다니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그들은 내가 3년 후 일본에 돌아올 때는 식당을 차려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그 외에도 월급 중 절반인 30만 엔은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입금하고 나머지 30만 엔은 현지에서 지불할 것, 해마다 두 번은 일본에 귀국하게 해줄 것, 휴가 중일 때는 월급을 일본으로 입금할 것 등 몇 가지 조건에 대해 합의했다. 나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다시 한번 북조선에 갈 수 있다! 김정일 앞에서 초밥을 만들 수 있다! 그런 모습을 그리며 나는 뛰는 가슴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나는 1987년 8월 어느 더운 여름날에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나리타 공항을 떠났다. 가족들은 내가 3년 동안이나 북조선에 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매우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불안하기는커녕 북조선에 가면 김정일이 다시 나를 불러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내 운명이 180도 바뀌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   金正日의 요리사가 되다

 


■  기회의 도래, 북조선에서 다시 일하다


□   반가운 경쟁자

 


1987년 8월, 북조선 땅을 다시 밟게 된 나는 고려 호텔 지하식당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후지모토가 돌아온다’는 정보가 퍼졌기 때문인지 90석이 마련된 식당은 순식간에 손님들로 가득 찼다. 안산관을 자주 드나들던 귀국자 손님들도 찾아와 잘 돌아왔다며 감사하다는 말까지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9시가 지날 무렵, 한 쌍의 부부가 내 앞에 앉았다. 억만장자 귀국자인 성미 씨 부부였다.

성미 씨 남편은 내가 북조선을 떠난 뒤인 1986년 무렵부터 안산관에서 초밥집을 경영했는데, 그때 식당을 내게 맡기고 싶어 여러 경로를 통해 내 거처를 수소문했지만 결국 찾을 수 없어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고 한다. 그들은 그렇게 필사적으로 찾아도 없던 사람이 지금은 사업상 경쟁자가 되어 고려 호텔 지하식당에서 일하고 있다니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생각하고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돌아갈 때 성미 씨 남편은 “절대로 지지 않을 겁니다”하고 짐짓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 날 우리 식당 매출이 놀랍게도 98만 엔이나 되었다. 이는 지하식당을 개장한 이래 가장 많은 매출규모였다. 성미 씨 부부는 그 후에도 가끔 고려 호텔로 초밥을 먹으러 와서 “후지모토 씨가 만드는 초밥은 정말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오래간만이야


그 이튿날 오후, 지배인으로부터 20~25인분의 재료를 준비해 두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드디어 때가 왔다’고 직감했다. 재료를 준비하고 설레는 마음을 달래며 기다리고 있으니 차가 도착했다는 전갈이 왔다. 대기하고 있던 벤츠를 타고 도착한 곳은 바로 8번 연회장 철판구이 코너였다. 나는 차 안에서 통역 담당인 임상종에게 미리 조선말로 인사하는 법을 배웠다.

김정일이 나타나자 나는 조선말로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오래간만입니다”하고 인사했다. 김정일도 화답했다. “정말 오래간만이야.” 그는 감회에 젖은 듯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번에는 뭔가 특별한 재료라도 가져왔는가?” “유부초밥을 가져왔습니다.” “그게 뭔가?” “재료는 두부입니다.” 나는 두부로 유부 만드는 법에서부터 유부초밥의 조리법까지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했다.

김정일은 다 듣고 나더니 빨리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유부초밥은 단맛이 있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설명하자 김정일은 아쉽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식사를 하면서도 김정일은 유부초밥을 빨리 먹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다랑어, 전갱이, 장어로 만든 초밥을 먹고 나더니 서둘러 유부초밥을 주문했다. 김정일은 맛을 보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정말 맛있구먼!”

그는 초밥을 만드는 내 동작을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며 식사를 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자 김정일은 언제나 그랬듯이 수고했다고 말하고 팁이 든 봉투를 건네주었다. 조리실로 돌아온 나는 나를 위해 준비된 주스와 과일, 과자 등을 먹으며 잠시 쉬고 있었다. 그때 요리과장이 다가왔다. 그는 김정일이 내게 건네준 봉투의 내용이 몹시 궁금한 모양이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마음을 굳힌 듯 “안을 좀 보여주시겠습니까?”하고 요청해왔다.

 

봉투를 열어보니 8만 엔이나 들어 있었다. 나도 놀라고 그도 놀랐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들의 월급은 한달에 고작 2만 엔 정도였다.

 

 

     6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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